제 20대는 온통 실수 투성이었습니다.
어차피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숨어서 뒷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한테 듣는 것 보다는 저한테 직접 듣는 게 낫겠죠.

 

군대이야기입니다. 저는 영창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병장 달고 나서 훈련 중의 실수에 대해 변명하는 후임병을 때렸던 적이 있습니다.
훈련 중 빌려 온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중대장한테 꾸지람을 듣고 이미 화가 많이 난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 그 상태로 내무실로 향했고 장비를 빌려 온 후임병 둘을 불러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 추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후임병이 본인은 잘못 한 것이 없다고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고 전 그 태도에 이성을 잃고 후임병의 얼굴을 때렸습니다.
안타깝게도 후임병은 이가 부러졌습니다. 당황했고 또 중대 내 일이 커지는 것을 우려 운동 중 부상이라고 허위 보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외박이나 외출로 치료하도록 조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아주 큰 실수였지요.


결국은 평소 앙심이 있던 누군가의 밀고로 사건이 발각되었습니다.
일은 너무 커졌고 이 후 중대 내 분위기는 생각하기 싫을 만큼 끔찍했었습니다.
당시에는 혼자만 죽는 게 억울해서 물귀신처럼 몇 놈 까발려서 같이 엿먹여볼까라고 몇 번을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건 아닌 것 같아서 결국 부족한 제 그릇만을 탓하며 제 잘못만 인정했었습니다.
일반적인 영창이 아니라 전 폭행치상혐의로 구속. 사령부 영창에 수감되었고 한달여만에 기소유예로 풀려났습니다.
 
자대로 복귀하고도 제대까지의 기간 동안 중대원들과 끝내 화해를 하지 못하고 군생활을 마쳤습니다.
뻔뻔하게 사과를 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져 서로 회복이 힘든 상태였겠지요.
저 역시도 당시에는 더 이상 아무런 욕심도...그리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정신도 없었고요.
아무 이유없이 때리고 싶어서 때리고 욕하고 싶어서 욕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고 자신하지만

의도가 어찌되었던 받아들이는 사람이 불쾌했거나 또 큰 상처가 되었다면 제 잘못이겠지요.

하지만 폭행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잘못을 인정을 하고 있으나

그 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약간의 억울함 같은 것도 남아있습니다.

어찌 됐던 시간이 흘러 그 중에 몇 친구는 메일이나 쪽지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을 알고 열심히 하라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그냥 안부 묻는 친구도 있었고 술한잔 하자는 친구도 있었고...

언젠간 만나서 옛날이야기 하며 술한잔 나누며 풀어야겠지요.

여전히 화장실 신고함에 낙서하듯 뒷담화하고 다니는 인간이 있다는 것도 알고있지만...

뭐... 그런 인간은... 난 그냥 내버려둡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릇이라면 굳이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사람 취급을 안하니까요.

그렇게 내버려둬야 자기 한계 모르고 까불다가 제대로 밟혀서 한 번에 훅 가는 거거든요.

전 23살에 차봤던 수갑의 차가움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차가운 시선도 생생하고 면회를 오셨던 부모님과 동생의 눈물이 생생합니다.

먼저 제대한 친구들이 면회까지 와서 힘을 주고 갔던 일도 생생합니다.

혹시나 자살할까봐 화장실 문이 반 쪽 밖에 없었던 것도...

각 종 불교 서적과 성경책이 꽂혀있던 철장 안의 책꽂이도 생생합니다.


조금은 삐뚤고 모난 시선,  센 고집, 개인주의적 성향...

내 의지와 욕심이 더욱 확고해진 것도...사람에 대한 불신도... 틀어지면 쉽게 사람을 버리는 것도...

아마 그 이후에 더욱 심해진 것 같습니다.

모든 게 아직도 생생하거든요.
그리고 제대 후 십년 넘게 한 우물 파려고 아둥바둥 사는 중입니다.

웬만한 상처와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남의 어리광을 더 못 받아주는가 봅니다.


어찌보면 제 마음 속에는 군생활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이 참 많이 남아있기에
'막걸리와 순대'라는 곡을 만들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노래 가사들은 똑바로 살라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경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악은 그렇게 제대 후 제가 의지하고 풀어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자랑꺼리도 아닌 이야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현재 군생활 중이신 분, 그리고 군입대를 앞두신 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를 겪지 마시고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군생활하시기 바랍니다.
또 많은 어린 친구들... 앞으로 어떤 실수를 하더라도 절대 무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제 잘 하면 되는 거니까요.

뭐든 지울 수는 없겠지만 그 안에 그대로 갇혀있으면 안됩니다. 

 

끝으로 어디선가 전해듣고 와서 이 글을 읽고 있는 저와 군생활을 같이 했던 친구들은 혹시 할 말이 있다면 메일로 연락 바랍니다.